요새 직무관련해서 고민이 엄청 많다.
근 한달 정도 거의 이 고민만 했던것 같다.
고민은 즉슨,
"마케터로서 어떤 직무를 선택해야 할까 이다."
이와 관련하여 교수님과 상담을 하기 위해 만들어놓았던 파일이 있는데,
이걸 보면서 얘기하는게 빠를듯 하다.
먼저 이 고민의 배경은 브랜드마케터와 관련한 여러가지 고민거리였다.
난 브랜드마케터라는 직무를 나중에 가지고 싶다.
그 이유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발굴해나가고, 소비자들이 공감할만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그렇다. 브랜드라는 것이 가진 힘에 매력을 많이 느낀다. 나만의 브랜드를 하나 가져보는것이 꿈
하지만 문제는..
브랜드마케터라는 직무는 브랜드와 관련한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책임을 가지기에,
보통 신입을 채용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관련한 다른 직무부터 경력을 쌓아서 이직하는 경우가 대다수란다.
이러한 경로에는 종대사 AE나 콘텐츠마케터가 있었는데,
마침 나는 두 곳 모두 인턴 경력이 있었다.
(어디였는지는 비밀!)
두 직무가 가진 장점이나 단점을 여러가지 측면에서 살펴봤다.
우선 AE의 경우
인하우스 AE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는 AE의 경우에는
짧은 기간안에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경험할 수 있고,
또 그만큼 직무 포트폴리오를 많이 만들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브랜드마케터로서의 일과도 가깝다고 할 수 있고, 또 이런 점에서 광고주와 좋은 관계를 맺는다면 광고주측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분명하게 단점 또한 존재했다.
이는 바로 전문성의 부재이다.
나는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며, 사실 광고회사에서 제대로 일을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AE라는 직무에 전문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내가 학부시절 다양한 기획서를 작성함에 있어 논리를 도출하는 과정에서도 그랬고, 실제로 우리를 가르쳐주셨던 교수님들도 그런 면들을 많이 강조하셨으니까.
소비자 FGI및 양적 설문조사 취합을 통해 소비자의 딥한 인사이트를 발굴하거나, BPS(Brand Personality Scale), 즉 브랜드 개성평가 척도를 이용하여 브랜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포지셔닝을 제안한다거나, 브랜드가 위치한 시기/상황 등에 따라 전략적으로 어떤 가치(기능적가치,상징적가치,경험적 가치 등)들을 제공할 것인지 논의한다거나 하는 등의 고민은 없었다. 무엇을 말할지(what to say)를 논리적으로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정해놓고 그에 맞는 논리를 끼워맞추는 식이었다. 그러다보니 광고주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컨셉과 방향성이 휘청했고, 뭔가 항상 애매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광고를 하겠다는 건지 항상 모호했달까.
그랬기에 AE라는 직무는 하기 싫었다.
그렇다면 콘텐츠 마케터는 어땟을까?
콘텐츠 마케터의 경우 AE와 장점 부분에서는 비슷했다. 브랜드커뮤니케이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관련해서 포트폴리오 또한 만들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단점은 어땠을까?
나는 이 또한 사실 전문성이 부재한다고 느껴졌다.
이 또한 콘텐츠를 만들때에 브랜드가 처한 여러가지 상황적인 요소들을 고려하고
논리적으로 메세지를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짜치는 일에 가깝다고 느껴졌달까.
그들이 일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대행사의 경우)
1. 새로운 달을 맞아, 광고주로부터 이번 달 브랜드와 관련한 다양한 소식거리 및 이슈들을 전달한다.
2. 대행사 측은 그 이슈들을 아우를 수 있는 전반적인 큰 컨셉을 가지고, 하위 이슈들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안한다.
(EX)
예를 들어 오리온이라면 오리온에서 이번 달 나온 신상품, 뉴스거리, 이벤트 등의 이슈들을 전달하면
우리는 그 이슈들을 아우를 수 있는 큰 컨셉 (계절성을 띈 컨셉이나 요즘 뜨는 키워드를 가지고 만듬) 을 짜고
그에 맞는 카드뉴스 콘텐츠나 블로그 글, 유튜브 영상등을 제작하는 식이다.
3. 그리고 카드뉴스 및 블로그에 사용한 해시태그와 주간 게시물 반응을 모니터링하며
광고주에게 전달할 리포트를 만든다.
ㅡㅡ
전문성이 있다고 느껴지는가?
적어도 언론홍보/광고홍보/ 마케팅/ 경영전략 등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이것을 보고
전문성이 있다고 평가하기 보다는 짜치는 일에 가깝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저 위의 것들은 사실 정말 누구나 와서 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
사실 콘텐츠 내용 자체가 어차피 뻔하거나 평범한 내용이니
광고주 측에서도 퀄리티라도 높이자라는 요구가 들어올 때가 굉장히 많다.
(예를 들어 같은 뻔한 내용의 유튜브 영상이라도 편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느껴지는게 다르니까)
그렇다면 입사 지원에 있어 디자인 전공자들(포토샵,일러스트,프리미어 등)과 경쟁을 피할 수가 없는데,
학부 시절 몇년간 기획서를 써온 나와 몇년간 디자인 툴들을 만져온 그들과는 퀄리티 자체가 경쟁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 마케터도 잠정 보류..
ㅡㅡ
여기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내가 생각하는 전문성이란,
'마케팅 전공 이론 및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를 통해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 방향성을 도출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겠고, 그러한 점에서 AE와 콘텐츠 마케터가 이러한 특성이 부족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다른 마케터는 무엇이 있을까 하고 또 다른 길을 찾아보았다.
이에는 퍼포먼스 마케커와 그로스 마케터가 있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디지털에서 광고를 집행하며,
한정된 예산 내에서 최적의 퍼포먼스(실적)을 낼 수 있도록
광고소재 및 광고그룹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마케터이다.
주로 GDN,페이스북, 카카오 모먼트 등의 플랫폼을 사용하며,
KPI (CPA, CPC, CVR, ROAS 등)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광고 옵션을 세팅하는 직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마케팅을 크게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으로 나눠본다면
promotion 쪽에 집중한 직군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그로스 마케팅(Growth Marketing)은 스타트업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마케터로,
프로모션 쪽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관련한 거의 대부분의 비즈니스에 관여하며,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한다. 가설을 설정하고,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단 시간내에
빠르게 실험하고 입증하며 브랜드의 성장을 위한 지름길을 찾는 직군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브랜드로 유입되는 고객들의 퍼널(Funnel)을 설계하고, 브랜드가 실질적으로 성장함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들을 설정한다. 고객이 유입되고 우리의 제품을 구매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최적화 될 수 있도록 하는 직군이다.
ㅡㅡ
먼저 퍼포먼스 마케팅을 더 살펴보니,
장점은 내가 아까 정리한 전문성에 요건에 성립한다는 점. 즉 DATA DRIVEN 마케팅이기 때문에 기획 방향 자체가 모호하지 않고 꽤나 답이 정해져 있다. 또한 현재 수요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신입으로도 채용되기 꽤나 수월한점이 있겠다.
하지만 단점은,
아무래도 브랜드 메세지가 아닌 광고매체 운영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 직군이다보니 내가 원하는 브랜드 기획을 할 수는 없다는 점과, 아무래도 '퍼포먼스(실적)' 마케터이기에 광고주로부터의 지속적인 실적 압박속에 근무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있다. 이런 면에서 조금 아쉽달까..
다음으로 그로스마케터의 경우..
사실 이게 제일 마음이 가는 일이긴 하다.
브랜드의 기획과 성장, 그리고 데이터를 활용한 전문성까지 모두 갖추었으니까.
하지만...이 또한 단점이 존재했는데
먼저 그로스마케터를 채용하는 기업들이 그리 많지 않기도 하고, 채용한다고 해도 다른 직무를 먼저 쌓고
이후에 한 프로젝트의 리더급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최근의 추세는 그로스마케터 자체를 뽑는 것이 아니라, 그로스팀 이라는 프로젝트 팀을 만든다고 한다.
(그로스 리더를 주축으로 내부에 디자이너,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콘텐츠 마케터, 퍼포먼스마케터 등이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로스마케터 라는 것 자체를 하기가 쉽지 않기도 하고, 많은 경험와 공부가 필요하기에 진입장벽 또한 높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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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총 4가지 직무를 살펴봤는데, 구직자의 입장에서 나는 어쨋든 고민만 더이상 앞으로 할 것이 아니라 이제 결단을 내려야 했다. 무엇을 선택하는지 좋을지가 고민이었고 교수님께 상담을 요청드렸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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